지금 군산대는 독서중

정자연(사학과 3학년) 편

와리스 디리, 이다희 역, 『사막의 꽃』, 섬앤섬

한비야를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의 악습, ‘여성할례(Female Genital Mutilation’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던 즈음에, 지인의 추천으로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에서 여성할례를 경험한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영국으로 와서 모델이라는 직업으로 성공을 한 뒤 직접 여성할례에 관한 책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다”라는 관념을 바탕으로 행해지는 여성할례는 이 책을 쓴 ‘와리스 디리’(소말리아 어로 ’사막의 꽃‘이라는 뜻이다)에 의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는데, 이 책에서는 이슬람 광신도에게 위협을 받을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는 진심이 느껴졌고, 아무도 간 적 없는 길을 간 와리스의 도전정신과 소말리아의 폐쇄적인 문화에 길들여진 여자가 자존심을 버려야 하는, 수치스러운 치부(?)를 공개한 용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

여성할례는 아프리카 내 28개국에서 아직도 행해지고 있는데, 연간 적어도 200만 명, 하루 6000명이 피해자가 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대개 미개한 환경에서 산파나 마을의 나이 많은 여자에 의해서, 제대로 된 수술도구 없이 행해지기 때문에 많은 질병에 노출되고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고 한다.

여성할례를 행하는 사람들은 그 것이 알라신의 가르침이라고 하지만 코란에도, 성경에도, 여성의 성기를 자르라는 말은 없다. 성경에서 ‘남자는 아내를 사랑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여자는 남자들의 소유물이 아니라 동반자이고 친구인 것이다.

나는 여자로서 이 관습은 ‘정말 끔찍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있기 때문에 남성이 있는 것이고, 남성이 있기 때문에 여성이 있는 것인데, 여성에게만 순결을 강요하며 여성을 성적 소유물로 생각하여 여성의 성기를 자르고 봉합함으로써 여자가 성관계를 하는 행위를 즐길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엽기적인 발상이란 말인가.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무섭고 생각하기 싫은 일은 꺼리고,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사건’ 나름대로의 해피엔딩의 일들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었다. 아직도 일어나는, 진행형의 사건을 알게 된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에 대한 무기력함과 내가 내 자신에 대해 한심함을 느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수천 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이런 못된 관습들을 내가 끊을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일들이 지구상에서 일어난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겪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